알람 소리도 없이 벌떡 일어나 침대에 걸터앉은 다이아의 눈은 아직 감겨있었다. 더듬더듬 침대를 밀어내고 크게 기지개를 켜고 나서야 눈이 뜨였지만, 아직 비몽사몽간인 듯 시야가 흐릿했다. 와중에도 몸에 익은 대로 세안을 마치고 교복을 갖춰 입은 후에 루비를 깨우고 나서야, 바깥사람들에게 익숙한 ‘쿠로사와 다이아’의 모습이 되었다. 학교를 향하기엔 조금 이른 시각이었지만 다이아는 현관을 향했다. 그러다 복도 한쪽에서 전신 거울에 자신을 비춰보고는 한 가닥 흐트러진 머리를 다듬어 핀을 다시 꼽았다. 교복 치마 주름을 가다듬고 마지막으로 타이를 바르게 매만졌다. 모든 과정을 마치고 나서야 현관에서 검은 구두를 가지런히 꺼내 신고 뒤를 돌아본다.

 

  “다녀오겠습니다.”

 

  다이아는 집안을 향해 인사한 뒤 문을 나섰다. 날이 많이 선선해진 것을 느끼며 그는 자연스럽게 발이 향하는 길을 걸었다.

 

 

 

  같은 시각에, 같은 복장으로, 같은 길을 나서, 같은 장소에 도착한다. 학교란 공간은 좀처럼 변화가 없는 곳이다. 우치우라 정도의 시골 마을에 우라노호시 같은 작은 학교가 되면 더더욱 그러했다.

 

  “다이아쨩!”

 

  어쩐지 간지럽게 느껴지던 호칭도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자연스럽게 적응하게 되고 이내 일상이 된다. 다이아는 길에서 기다리고 있던 치카에게 다가가며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쩐 일로 일찍 나왔네요?”

  “수저 물고 조니까 미토 언니가 쫓아냈어…….”

 

  우물우물 점점 작아지는 목소리와 함께 치카의 어깨도 작게 쪼그라드는가 싶더니 금방 다시 ‘그런 것보다!’를 외치며 살아났다. 엊저녁에 시이타케가 이유 없이 짖었던 일과 작사로 머리를 싸매다 하나씩 입에 넣은 초콜릿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열댓 개가 넘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치카에게 다이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다는 추임새를 넣었다. 그가 추천해준 뮤즈의 무대를 보았단 얘기에는 다이아의 목소리도 눈에 띄게 높고 빨라졌다. 이른 시각, 짧은 등굣길, 언덕을 오르는 발걸음, 조금은 싸늘하게 느껴지는 아침 공기, 그리고 옆에서 웃는 치카까지 모두 조각조각 스미어 다이아의 일상이 되었다. 이전보다 조금 덜 반가워진 교문을 마주치게 되는 것도 일상의 하나였다.

 

  “그럼 먼저 들어가세요.”

 

  다이아의 배웅 후에도 치카는 왜인지 학교로 들어가지 않고 다이아를 가만히 올려보더니 급기야는 미간이 좁아졌다. 다이아는 딱, 그 순간 때맞춰 무슨 일인지 묻기 위해 입을 열고 있었기 때문에 치카의 움직임에 반응하지 못했다. 다이아가 인식한 것은 치카가 이미 그에게서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의 뺨에 입을 맞춘 후에.

 

  “헤헤헷.”

 

  치카는 한 발 뒤로 물러서서는 의기양양한 웃음을 지었다.

 

  “이따 봐 다이아쨩!”

 

  그리곤 후다닥 교정을 가로질러 건물로 들어갔다. 문을 돌아가다 다시 빼꼼 나와서는 다이아에게 크게 한 번 더 손을 흔들어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치카가 보이지 않게 되고서야 다이아는 두 손으로 제 얼굴을 감싸 쥐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정말, 당신은 도무지 익숙해질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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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