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러브라이브!2014. 11. 2. 21:58

문을 한쪽으로 밀어 열자마자 마키의 눈길이 향한 곳은 린 너머의 창문이었다. 날이 제법 쌀쌀해졌다 싶더니 열린 창 틈으로 찬 바람이 새어 들어오고 있었다.


“춥지 않아?”

마키는 안으로 들어가며 물어보더니, 린의 대답은 기다리지도 않고 곧장 창 쪽으로 향했다. 괜찮은데. 궁시렁거리는 소리를 무시하고 창을 닫아 새는 틈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마키는 린의 옆에 의자를 끌어다 앉았다. 침대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던 린은 볼을 부풀리고 마키를 노려보더니 풀석 허리를 숙여 이불에 얼굴을 묻어버렸다.

“답답한데에.”
“그래, 그래.”

볼맨소리로 칭얼거리는 것이 이불에 울려 웅웅대는 소리로 들려왔다. 그래보았자 즉시 돌아온 대꾸는 일말의 재고도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린이 입을 다물어버리니 둘 사이가 조용해졌다. 하지만 그도 잠시, 홱 고개를 치켜든 린은 두 팔을 뻗어 마키의 양 볼을 장난스레 꼬집어주는 것으로 마키를 응징했다. 마키의 표정이 금세 구겨졌지만 약하게 도리질을 할 뿐이었다.

“아, 정말! 린!”
“아아. 정말 억울하다니까.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더웠고 드디어 가을이다!”

린은 그제야 마키의 볼을 놓아주고 두팔을 번쩍 들고는 말을 계속했다.

“-한지도 얼마 안된 것 같은데 우리 마키선생님은 창문이나 닫으라고 하고 말이다냐.”
“기침 심해져.”
“네, 네.”

린은 웃었다.
-마키쨩, 좋아해.
언젠가 고백의 말을 해주었던 그 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린은 마키를 향해 웃고 있었다. 너는 어떻게. 마키는 목 끝까지 치민 문장을 꾹 눌러 삼켰다. 린이 다 붓고 빨개진 눈으로 자신을 보며 웃었던 그날에 이미 다짐했을 터였다. 린의 옆에선 그녀의 연인으로만 남겠노라고. 나는 그것 조차 힘든데, 너는 어떻게.

“마키쨩, 마키쨩. 있잖아 약은 쓰지 않게 만들 수 없는거야?”
“린.”

마키는 린을 향해 한손을 뻗었다. 여전히 짧은 머리칼을 쓸어 쥐어본다. 눈매 끝을 매만져보다 뺨을 쓰다듬어 본다.

“마키쨩?”

품에 끌어안고 그 어깨에 얼굴을 묻어본다.

“잠깐만. 아주 잠깐만….”
“마키쨩은 어리광쟁이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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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