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러브라이브!2015. 5. 8. 11:31

#멘션온캐릭터X자신이좋아하는노래로연성

해시태그로 린을 받아 좋아하는 노래 가을방학(가을방학)을 들으면서 쓴 글입니다.


-


“자, 마키쨩 차례다냐!”


린이 두 손을 들어 마키를 향해 쏘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동시에 린과 하나요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자 마키는 주춤 조금 물러서며 대꾸했다. 책상 하나를 셋이 둘러 앉아 머리를 맞댄 상황에서 자신에게 쏠린 시선에 당황해 반사적으로 익숙한 행동이 튀어나와버린 것이었다.


“나는 별로.”

“하아? 마키쨩은 우리랑 얘기하는 게 싫은걸까나~.”

“아니, 그런 얘기가 아니잖아?”

“그럼 우리에겐 딱히 궁금한 게 없단 뜻? 실망이다냐.”


눈을 가늘게 뜨며 놀리듯 말을 이어가는 린의 태도에 발끈해 마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 버렸다. 린도, 그런 마키 자신도 당황해 서로 말을 꺼내지 못했다.


“자자, 마키쨩. 뭐라도 괜찮으니까.”


미묘한 대치상황은 하나요의 중재로 끝났다. 물러나질 못하는 두 사람을 떼어놓은 것은 언제나 하나요의  말 한마디였다. 마키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는 것으로 분위기를 바꾸고는 말했다.


“그럼 린에게, 좋아하는 계절은?”

“가을!”


생각할 시간 조금도 갖지 않고 린은 발표라도 하는 것처럼 손을 번쩍 들며 답햇다.


“의외네.”

“응?”


마키가 혼잣말을 하듯 조용히 중얼거리는 것을 린은 흘리지 않고 눈을 동그랗게 뜨며 되물었다.


“린은 왠지 여름이라는 이미지가 있으니까.”

“아. 알것같아 그거.”

“그렇지?”


서로 마주 보고 웃는 마키와 하나요를 보며, 린은 괜히 두손으로 책상을 짚고 쭈그러들어서는 입을 내밀고 왠지 바보 취급 하는 것 같다며 중얼거렸다. 고개와 두 손을 같이 흔들어가며 그런 거 아니라고 힘껏 부정하는 하나요와 괜히 새침하게 팔짱을 끼며 고개만 슬쩍 돌리는 마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책상을 밀며 몸을 일으켜 ‘다음은 하나요!’를 외치는 린. 세사람은 종종 부활동이 끝난 늦은 시각 셋만 남은 교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비슷한 듯 다른 이야기들은 무슨 이야기를 했느냐고 누가 물어보면 특별히 기억도 나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렇게 흘러가고 어딘가에 쌓인 기억들이었다.


“가을이었지?”

“응?”

“린이 좋아하는 계절 말이야.”


누군가 그렇게 들춰내지 않으면 어디에 두었는지도 모를 그런 기억이었다.


“의외라고 생각했는데.”

“아.”


슬쩍 웃고 마는 린의 반응은 꽤나 길어진 머리 때문에 달라진 인상만큼이나 다른 반응이었다.


“린은, 여름이라는 인상이 있었으니까.”

“그랬지.”


그랬지. 한번 더 반복해서 이야기하곤 린은 잠시 말이 없었다. 입술을 떼었다, 다시 닫고, 잠시 인상을 찌푸렸다, 다시 웃으며 그제야 입을 열었다.


“지금은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아.”


자신을 돌아보며 눈을 치켜뜨는 상대방에게 린은 웃으며 덧붙였다.


“가을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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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혼우
글/러브라이브!2015. 2. 15. 23:24



왜 울고 있는 거야, 마키쨩?

한숨을 내쉰다.

가끔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모르겠어.

문이 닫혔다. 마키는 혼자 울고 있었다. 소매로 눈물을 훔쳐보지만 금세 다시 넘쳐버려 아무 소용 없었다. 눈만 붉게 달아올라 연한 살이 쓰리고 매워질 뿐이었다. 무릎을 끌어안고 쭈그려 앉아서는 손에 잡히는 원피스 자락을 만지작거렸다. 가슴 언저리가 답답했다. 하지만 해결할 방법은커녕 그게 무엇인지도 몰랐다. 삐- 삐- 작게 귀에 맴도는 소리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작은 몸에 본인은 무엇인지도 몰랐던 것이 숨을 쉬기가 벅찰 정도로 들어찼다. 숨을 몰아쉬면서 점점 커지는 소리에 귀를 틀어막았다. 몸을 있는 대로 움츠리고, 호흡을 잊어 간간이 터져 나오는 숨을 격하게 몰아쉰다. 금방이라도 그렇게 무언가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삐- 귀에 아른거리던 소리는 이제 노골적으로 마키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떠나지 않고 귀를 파고들었다. 감고 있던 눈꺼풀을 더 강하게 꾸욱 눌렀다. 한계다.

삐--.

마키는 눈을 떴다. 울어대는 핸드폰을 열어 기계적으로 알람을 껐다. 다시 감기려는 눈을 힘겹게 떠서 시계를 확인했다. 시곗바늘은 10시를 조금 넘겨 지나가고 있었다. 아무래도 알람은 꽤 오래 울리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상체를 일으킨다. 좁은 커튼 사이로는 햇살이 비집고 들어와 아직 불을 켜지 않은 방을 조금이나마 밝히고 있었다. 마키는 가만히 눈을 깜박깜박 천천히 감았다 떠 보았다. 다시 눕고 싶다. 실제로 그녀의 어깨는 조금씩 내려가고 있었다. 이른 시각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래도 주말인데 조금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하며 마키는 자신 안에서 들리는 유혹의 소리에 흔들리고 있었다. 조금은 저항해보지만, 그 결과가 매번 패배였음을 마키는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점점 내려가던 어깨가 베개에 닿았을 때, 진동이 울렸다. 짧게 울리고 끝나는 것을 보아하니 문자가 온 모양이었다.

귀찮아. 싫은데….

아예 엎드려 얼굴을 베개에 묻어버리고 애써 외면하고 있자니 다시 한 번 진동이 울렸다. 한번은 무시했지만 두 번째에 또 곧장 이어 울리는 세 번째 진동음에 이르러서는 마키도 별수 없이 슬렁슬렁 뒤집혀있던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화면에 떠오른 이름에 그제야 잠이 깼다.

 

 

 

마키는 급하게 준비를 마치고 현관을 나서면서 문이 닫히기 직전에 다시 벌컥 열어젖혔다. 급하게 신발을 벗고 방으로 뛰어들어가더니만 느긋하게 걸어 나오는 손에 휴대전화가 들려있었다. 현관 앞에 멈춰 서서 빠르게 손가락으로 패드 위를 움직여 문자 하나를 보내두었다.

<지금 나가>

이제 막 보낸 문자를 받을 상대도, 아침부터 마키의 잠을 깨운 문자의 주인도 우미였다. 세 번에 나눠 온 장문의 메세지였지만 요약하자면 오늘 만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혹시 오늘 시간 괜찮으신가요?>

그렇게 시작한 문자는 거듭 사과를 반복했다.

<이렇게 당일이 되어서 급한 연락을 받게 해서 면목이 없습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라며 끝을 맺는 것을 보니, 마키는 딱딱한 우미의 표정이 눈앞에 그려져 혼자 한참을 웃고 나서야 답장을 위해 휴대전화를 집어 들 수 있었다. 여러 마디를 썼다 지웠다, 다시 쓰기를 반복하더니 겨우 보낸 답장은 한마디뿐이었다.

<지금 준비하고 나갈게>

그렇게 집을 나서 마키는 우미와 만나기로 한 카페를 향해 가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꿈, 기분 나빴던 것 같은데. 멍하니 걸음을 옮기고 있으니 문득 생각이 났다. 일어나자마자는 아른거리며 남아있었던 꿈은 그사이 휘발되어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기분이 좋지 않는 꿈이었다’라며 깨어서 생각했던 것만 남아있어 찝찝한 느낌이었다. 걸음도 멈추어 서서 인상을 찌푸리고 있자니 퍼뜩 떠오르는 목소리가 있었다.

‘왜 울고 있는 거야, 마키쨩?’

목소리를 따라 꿈의 끝자락이 끌려 나왔다. 마키는 다시 걷기 시작하면서 생각했다. 한숨. 왜 울고 있었지? 닫힌 문. 그리고 따라서 떠오르는 기억이 있었다. 꿈이 아니었다. 자신은 방안에서 침대 위에 앉아, 손으로 까슬 거리는 레이스 자락을 비비적거리고 있었다. 언제였더라. 생각하고 있자니 카페 간판이 눈에 띄었다. 어느새 목적지였다.

 

 

 

먼저 카페에 와 있던 우미는 웃으며 마키를 반겼다.

 

“이번 곡도 느낌이 좋던데요? 요즘 컨디션이 좋은가 봐요, 마키.”

“별로.”

“그런가요.”

 

둘이서만 만나는 것만 해도 벌써 수차례. 우미는 하하 웃으며 능숙하게 마키의 퉁명스런 말을 받아넘겼다. 머리카락을 빙빙 돌리며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던 마키가 슬쩍 다시 우미 쪽으로 시선을 향하니, 우미는 눈을 마주치곤 슬쩍 웃어 보였다. 얼굴이 달아올라 버렸다. 마키는 시선을 돌려버리며 괜한 소리를 내뱉었다.

 

“그래서 가사는?”

“아, 아! 그렇죠. 여기 있습니다.”

 

마키의 서투른 말 돌리기에도 우미는 그녀의 말을 문자 그대로 받아주었다. 우미가 가방에서 꺼내 드는 투명한 파일은 마키가 몇 주 전 그녀에게 건넨 것이었다. 달라진 것이라면 음표마다 한글자 한글자 꾹꾹 눌러 쓴 가사가 붙어 있다는 점이었다. 주인을 닮아 그녀의 고지식함이 그대로 묻어나오는 글씨는 지웠다 다시 쓴 흔적 하나 없이 정갈했다. 가장 앞 페이지부터 가사를 읽어나가는 마키의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그 음이 따라붙어 노래가 되어 울렸다. 마키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거리며 가사에 집중했고 우미는 그 건너에서 그녀를 가만히 기다려주었다.

 

 

 

끝까지 가사를 따라간 후에야 마키는 손에 들고 있던 악보를 내려놓았다.

 

“괜찮은가요?”

“좋은데? 생각했던 그대로 가사가 된 것 같아. 역시 우미…. 대단하네.”

“최고의 칭찬이네요.”

 

가볍게 받는 우미였지만 마키의 이야기는 빈말이 아니었다. 처음 우미가 그녀의 음악에 가사를 붙여주었을 때부터 그렇게 생각했고 매번 신기하다고 여길 정도였다. 따로 언질을 주거나 그녀의 생각을 전달한 것도 아닌데, 우미의 가사는 언제나 마키가 곡을 쓰면서 생각한 것들을 그대로 글로 옮기고 있었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

 

“아.”

“왜 그러시죠?”

 

묻혀있던 기억은 줄을 잡아당기기 시작하니 한꺼번에 수면 위로 끌려 올라왔다. 어린 시절에 가끔씩 아무도 왜인지 알지 못해 답답해하는, 펑펑 울어버리는 날들이 있었다. 그 날도 같았다. 마키는 연주를 위해 레이스가 풍성하게 달린 드레스를 차려입고 있었다. 그리고 연주 도중에 마키는 참을 수 없이 슬퍼졌다. 건반을 누르는 것이 힘들었고 어서 그 자리를 내려오고 싶었다. 자신이 만들어 제 귀로 돌아오는 소리가 가슴에 응어리져 스스로를 꾸욱 짖눌러 왔다. 간신히 끝낸 연주회는 박수갈채를 받았다. 무대를 내려가 가장 먼저 가까이 다가오는 부모님께 매달려 울어버리고 싶었다. 진심을 담아 그녀를 향해 웃어 보이는 다른 사람들을 보며, 슬픔은 그대로 두려움이 되었다. 그 때,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했던 그 두려움은 주변 이들에게 이해받을 수 없다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마키…?”

 

마키가 혼자 생각에 너무 오래 빠져있었던 모양이었다.

 

“아, 미안 오늘 할 일은 이걸로 끝인가?”

“네. 일단은….”

“그럼 가봐야겠네.”

“네. 그렇죠.”

“저기, 우미.”

“뭔가 할 말이 있으신가요?”

 

우미는 가만히 마키를 응시하며 이어질 말을 기다렸지만, 마키는 입을 열지 않았다. 잠시 둘 사이의 침묵 뒤에 마키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니, 아니야. 나 잠깐 있다 갈게. 먼저 가. 잘가!”

 

몰아치듯 마구 인사를 건네는 마키에게 떠밀려 한두마디 더 인사를 나눈 뒤 우미가 먼저 카페를 나섰다. 천천히 자리로 돌아와 마키 혼자 남은 자리에 한숨이 내려앉았다. 마키는 이야기를 나누며 늘어놓았던 악보를 하나하나 순서대로 모아 쥐었다, 그러다 힘이 풀린 손에서 악보들이 빠져나가 처음보다 더 엉망으로 흐트러져버렸다. 마키는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허리를 숙여 그 위에 슬그머니 엎드렸다. 악보 위에서 사랑을 하고, 선율을 따라 키스를 하고, 노랫말을 곱씹으며 홀로 이별한다. 그리고 다시 악보 위에서 사랑을 시작했다. 마키는 옆으로 고개를 돌려 우미가 나선 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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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러브라이브!2015. 1. 5. 02:34


봄이라고 사방에서 떠들어대는 소리에 속았다. 또 슬쩍 창문 너머를 내다보니 따뜻해 보이는 햇살에 속아버렸다. 마키는 한참 전부터 외투를 벗어두고 집을 나선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낮에는 견딜만했다지만 해가 지기 시작하니 얇은 가디건 하나로 버티기에는 쌀쌀한 날이었다. 간간히 부는 바람이 옷 안쪽까지 서늘하게 만들 때마다 마키는 자신의 두 팔을 서로 더 강하게 꼭 껴안으며 몸을 움츠렸다.

“춥다고, 린.”

결국, 불만은 자신을 밖으로 불러낸 린을 향했다. 인상을 찌푸리고 듣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불만을 중얼거린다. 옆눈으로는 계속 힐끗힐끗 시계탑을 향했다. 치켜뜬 눈으로 올려 본 시곗바늘이 점점 약속시각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앞으로 3분 후면 맘 편히 린을 탓할 수 있다. 괜히 여기저기를 오가던 눈동자는 어느새 분침바늘에 고정되어있었다.

앞으로 1분.

“마키쨩!”

굳이 돌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멀찍이서 부터 린이 손을 흔들며 달려오고 있었다. 대체 얼마나 달린 것인지 그 린이 마키의 앞에 와서는 허리를 숙이고 제 무릎을 붙든 채로 헉헉거리며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 사이에 마키는 입술을 삐뚜름하게 두고는 그런 린을 내려보고 있었다. 언제나처럼 늦었다며 타박할 수 없는 것이 또 괜히 얄미워서 결국 고개를 드는 린의 이마에 콩하고는 제 작은 주먹을 가져갔다.

“뭐하는거냐!”

아프지도 않을 것을 괜히 두 손으로 제 이마를 감싸 쥐고 한발 물러나서 볼을 부풀리는 린의 모습에 마키는 풉하고 웃음을 흘렸다. 린은 눈을 부릅뜨며 대치를 이어가려 했지만 마키 쪽에서 한쪽 손을 설레설레 흔들어대며 저지했다.

“그래서 오늘은 왜 부른건데?”

“니시키노씨가 말을 돌리고 있다냐.”

“네네.”

부루퉁한 표정 그대로 대답은 않고 린은 마키를 지나쳐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갔다. 희끄무레한 것도 빛이라고 가로등은 껌벅껌벅대고 있었다. 그 가로등마저 지나서는 나무로 된 짧은 벤치, 린은 그 등을 두 손으로 잡고 무릎으로 그 위에 앉았다. 등을 쭉 펴고 고개를 위로 치켜든다. 그런 린의 모습에 마키는 저도 따라 눈을 하늘로 향했다. 힘없는 가로등 덕분일까 유난히 별이 밝았다.

“저것 봐, 저거. 기억 난다냐! 저번에 마키쨩이 알려줬던 거잖아. 뭐였더라.”

언젠가의 밤에 마키가 린에게 별자리 몇 개를 소개한 일이 있었다. 마키는 영 엉뚱한 방향을 가리키며 신이 나 있는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린?”

시선도 이미 돌아와 린을 향해있었다.

“마키쨩 기억나? 합숙했던 날 있잖아.”

“린.”

마키는 아직 린에게 대답을 듣지 못했다. 말을 돌리고 있는 것은 그녀였다. 툭, 기대 있던 벤치의 등을 밀면서 린은 경쾌하게 한발 두발을 뒤로 뛰며 벤치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다시 한발 두발 마키의 앞에 서, 그녀를 마주 보았다.

“좋아해, 마키쨩.”

린의 눈은 곧게 마키를 향하고 있었다. 울고 있는 것 같다. 그녀의 눈동자는 조금도 흔들림 없이 자신을 향하고 있는데도, 마키는 그렇게 생각했다.


마키는 꼬박 일 년 전의 하루를 생각하고 있었다.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을 지나 다시 봄이었다. 여전히 봄이라기엔 조금 쌀쌀한 날이었다. 한 걸음을 내딛으며 자신에게 좋아한다고 이야기하던 목소리를 떠올렸다. 또 한걸음에, 하나요의 이야기를 하니 깍지 낀 두 손을 뒷머리에 대고는 벌게진 두 귀를 팔꿈치로 가리려는 양 구부리며 더듬더듬 네가 어떻게 알고 있었냐며 이야기를 늘어놓는 린을 떠올렸다. 또 한 걸음. 그 자리에, 린이 마키의 앞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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